- 11. 간단 몸 관찰명상 -
(자목 스님의 생활명상)
- 11. 간단 몸 관찰명상 -
몸 신호 알아차림이 주는 평온
소원했던 신체와 만나는 몸관찰
감각 통제 아닌 함께 머무르기 통증·
가려움 알아차림으로 이완
감정과의 연결정도 알 수 있어
몸의 감각을 알아차리는 명상은
호흡에 주의를 두는 것과 몸의 감각에 주의를 두는 것 사이를 오고 간다.
간단 몸 관찰명상은 그동안 소원했던 자신의 신체와 새롭게 만나는 방법이다.
이 실습은 언제 어디서든 자신의 몸의 감각으로 돌아오는 연습이다.
또한 자신의 몸이 얼마나 자신의 감정과 연결되어 있는지도 알게 해 준다.
그리고 몸의 감각과 감정이 늘 변한다는 사실도 깨닫게 해 준다.
머리 정수리부터 발끝까지 또는 발끝에서 머리 정수리까지,
즉 신체의 위에서 아래로 또는 아래에서 위로 차례대로 주의를 옮겨가며
천천히 신체 각 부위의 감각을 알아차리는 명상이다.
명상을 처음 배우는 사람에게 이렇게 주의를 차례로 옮겨가며 알아차리는 것은
쉽고 편하게 명상을 익힐 수 있는 방법이다.
차례로 몸을 관찰하는 동안 어딘가가 불편하다면 그저 그곳을 있는 그대로 바라본다.
또는 이런저런 생각이나 감정이 일어나면 그 생각과 감정도 알아차린다.
몸과 마음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무엇이든지 있는 그대로 알아차리는 것이다.
그리고 다시 신체 부위로 돌아와 몸의 감각에 주의를 기울인다.
몸에 주의를 둘 때 몸의 감각에 대한 자신의 생각이 아니라
실제 경험되는 감각에 초점을 두는 것이 중요하다.
몸 관찰 명상은 감각을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그 감각과 함께 머무르는 것이다.
호흡이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처럼, 심장박동과 위장의 움직임 등
몸에서 일어나는 현상들도 저절로 일어난다.
초보자들이 처음부터 신체 전체 각 부위를 자세하게 알아차리는 것은 쉽지 않다.
따라서 먼저 간단히 신체 부위에 주의를 두고 알아차리는 것부터 시도하면 좋겠다.
이 명상은 의자에 앉거나 일어서서 해도 상관없지만 대부분 누워서 진행한다.
이 명상이 몸을 이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것은 아니지만
누워서 처음 명상을 해 보는 초보자는 몸이 이완되어 명상 중 졸음에 빠지기도 한다.
따라서 지금은 최대한 깨어있으면서 몸의 감각을 알아차리기 위해 앉아서 실습하기로 한다.
자, 5분간 편안히 앉아서 간단 몸 관찰 명상을 함께 실습해 보자.
의자에 척추를 바로 세우고 앉는다. 몸 전체에 긴장을 풀고,
눈을 감은 채로, 잠시 호흡에 주의를 둔다.
이제 몸 전체를 위에서 아래로 천천히 내려가며 신체 각 부위에 주의를 두며
몸에서 일어나는 감각을 자연스럽게 알아차리면 된다.
몸에 주의를 두는 동안 이런저런 생각이 일어나도 괜찮다.
그것 역시 자연스러운 일이다.
부드럽게 다시 원래 주의를 두었던 몸으로 돌아오면 된다.
이제 호흡에 주의를 두는 것을 내려놓고 천천히 주의를 정수리로 이동한다.
정수리에서 경험되는 감각이 있다면 알아차린다.
저리면 저리다고 알아차리고 가려우면 가렵다고 알아차린다.
무거우면 무거운 대로 차가우면 차가운 대로 있는 그대로 알아차린다.
서서히 주의를 얼굴 전면으로 이동한다.
얼굴 전면에 어떤 감각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차린다.
쑤심이 있다면 쑤심이 있음을, 가려움이 있다면 가렵다고 그대로 알아차린다.
다음은 심장 쪽으로 주의를 이동한다.
심장이 어떻게 뛰는지 어떤 변화가 있는지 관찰한다.
이제 복부 쪽으로 주의를 이동하면서 복부에서 경험되는 것을 그대로 알아차린다.
이제 의자와 맞닿아 있는 엉덩이 쪽으로 주의를 이동한다.
무게감과 딱딱함과 부드러움도 알아차린다.
어떤 변화도 있는 그대로 알아차린다.
다음은 오른쪽 다리를 알아차린다.
그런 다음 왼쪽 다리를 알아차린다.
지금 관찰하고 있는 다리에서 일어나는 모든 현상을 있는 그대로 알아차린다.
이제 주의를 서서히 호흡에 둔다.
잠시 자신의 숨을 있는 그대로 바라본다.
준비가 되었다면 크게 숨을 들이쉬고 내쉬면서 천천히 눈을 뜬다.
우리는 평소 몸을 스캔하듯 보지 않는다.
몸이 아플 때라야 관심을 둔다.
몸을 스캔하듯 보면 몸에서 보내는 신호가 있다.
통증이라는 신호, 간지러움이라는 신호 등.
이런 신호를 순간순간 알아차리는 것만으로 몸의 평온과 이완을 가져온다.
따라서 하루 중 언제라도 자신의 몸을 간단히 스캔해 보기 바란다.
자목 스님 동국대 경주 캠퍼스 교수 everviriya@hanmail.net
[1625호 / 2022년 3월2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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