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함께하기에

- 그래요, 산다는 게 -

수선화17 2023. 2. 8. 23:44

그래요, 산다는 게

- 詩 김평엽 님 -


그래요.
산다는 게 다 그래요.
당신을 내 전부로 생각했을 땐 몰랐지만
아, 그러나 허무해요.
삶이 무료한 것인 줄 이젠 알겠어요.
언젠가 추억처럼
당신이 말했지요.
사는 게 다 그렇다고요.
그래요.
사는 게 다 그런 거예요.
그저 망연히 앉아 부스러져 가는 시간을 바라볼 뿐.
속삭임도 피곤해요.
입맞춤도 귀찮아요.
뜨락 위로 햇볕이 쌓이고
그 곁에서 우리가 졸아요.
우리는 흔들리는 시간 속에서
이렇게 나른하게 졸다 가는걸요.
그래요,
사는 게 다 그래요.
주머니에 손 찌르고 떠나던 당신 마음도
다 그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