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함께하기에

- 유월엔 보리바람 슬프다. -

수선화17 2023. 6. 13. 21:15

유월엔 보리바람 슬프다.

- 詩 이영균 님 -

 

노곤한 유월의 긴 햇살

봄꽃을 분주히 다 보내고

밭보리 익어가는 소리 평온하다

 

바람 누런 보리밭 가는 길

논두렁 뚝 찍어 끝나는 곳엔

찔레꽃 소담한 소솔길이 있다

 

뻐꾸기 푸르도록 울음 길고

아카시아 향기 자옥한

길게 쏟아진 햇빛의 비명 깊은 숲

 

찔레가시 찔린 손으로 꽃 쥐어주던

그날이후 햇살이 긴 유월엔

누렇게 불어오는 보리 바람이 슬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