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함께하기에
- 영원하지 않은 것이 진정 행복이다 -
수선화17
2024. 2. 14. 00:00
영원하지 않은 것이 진정 행복이다
- 詩 김흥기 님 -
영원하지 않은 것이 진정 행복이다
사랑도 첫 고백은
아침이슬 설레임이고
계절이 지나는 길목에 서면
장미 보다 강한 정열이고
국화 향기 같은 성숙이고
먼 후일 어느 땐 느티나무 고목 보다
아름다운 희생이다
미움도 처음 새싹은
밀알 보다 작은 연유이며
일파만파의 회오리로 일순간
천둥 벼락에 지축을 흔들어도
새벽 여명 앞에 홀로 서면
용서 보다 예리한 음절로
기도하는 생명들의 어설픈 고독이다
그리움도 한장 두장 기념사진 일 때 있고
포도송이 주렁주렁 가슴 벅찰 때 있고
가을 밤 깊어서 귀뚜라미 노래 잦아들면
백일홍의 101번째 허튼 욕망이고
1000년 은행잎의 한해 겨울 책갈피 갈망이고
어는 날엔 아득히 가뭇가뭇
밤하늘 유성(流星)의 최후 탄원이다
나의 어머니도 친구도
푸른 앞산도 소나무도
진주 보석도 연애편지도
날카로운 슬픔도
향기로운 환희도
영원하지 않은 것이 진정 행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