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이야기

- 제4화 마음을 통솔하는 방법 -

수선화17 2024. 5. 9. 22:34

[총무원장 진우스님의 증도가 강설]

- <3> 근원의 자성(自性)을 살펴보니 모두가 부처님 -

 

제4화 마음을 통솔하는 방법

오음부운공거래 (五陰浮雲空去來)

삼독수포허출몰 (三毒水泡虛出沒)

오음의 뜬구름이 부질없이 가고 오며

삼독의 물거품은 헛되이 출몰한다.

 

‘오온(五蘊) 또는 오음(五陰)’이라고도 하며,

즉, 색온(色蘊), 수온(受蘊), 상온(想蘊), 행온(行蘊),

식온(識蘊)의 색수상행식(色受想行識) 다섯 가지를 가리킨다.

 

색온(色蘊)은 형상(形相) 즉, 물질의 모양을 가리키고,

수온(受蘊)은 기욕(嗜慾) 즉, 고락(苦樂-즐거움과 괴로움)의 감정을 말하며,

상온(想蘊)은 의념(意念) 즉, 생각을 말하고,

행온(行蘊)은 업연(業緣) 즉, 움직임에 의한 만남의 인연을 뜻하며,

식온(識蘊)은 심령(心靈) 즉, 인식의 알아차림을 의미한다.

 

몸과 마음은 이렇게 오온(五蘊)에 의한 것으로,

아상(我相)을 일으켜 나라고 착각한다.

 

오온(五蘊), 또는 오음(五陰)은, 보이지 않게 쌓이고 쌓여서

업(業)과 업장(業障)을 이루어 악순환 하며 반복에 반복을 계속하는데,

모래 위에 세운 사상누각과 같으니, 뜬구름이 부질없이 오고 가는 것처럼,

제대로 머무는 것은 하나도 없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다 나쁘다, 옳다 그르다 하며,

집착하고 욕심 내어 스스로를 헷갈리게 하고,

스스로 힘들게 하니, 우이독경(牛耳讀經-쇠귀에 경읽기)이다.

 

또 삼독(三毒)은 탐진치(貪嗔痴-탐하고 성내고 어리것은)의 세 가지 독을 말하는데,

탐욕이란 즐겁고, 기쁘고, 좋고, 행복한 것을 취하려는 욕심이다.

 

이러한 탐욕(貪慾)은 인과(因果)의 법칙에 의해,

취하거나 취하려는 욕심을 부리는 만큼, 괴롭고, 슬프고, 싫고,

불행한 과보(果報)를 낳게 되므로, 괴롭고 슬프고 싫고 불행함을 피하려고

또 다른 탐욕을 일으키며 악순환이 거듭되고 있다.

 

이러한 삼독심(三毒心)은 먼저, 나쁘고 싫은 것을 피하려고

좋고 맘에 드는 것을 원하게 되는데 이를 탐욕(貪慾)이라 칭한다.

 

또 이러한 욕심이 뜻대로 되지 않으면 기분이 나빠져서 진심(嗔心)

즉, 화를 내게 되게 되는데, 이를 진심(嗔心)이라 이름한다.

그 다음, 어떻게 하면 내 맘에 드는 것을 얻게 되는지를 곰곰이 궁리하게 되는데,

이는 인과(因果)를 모르는 무지의 얄팍한 소견에 지나지 않음으로

어리석은 망상(妄想) 즉, 치심이라 이름한다.

 

이 같은 삼독심(三毒心)은 모두 인과(因果)의 과보(果報)에 걸림으로써,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게 되고,

한번 즐거우면 한번 괴로움의 과보를 받게 되는 악순환을 거듭하게 되는데,

이는 결국 물거품과 같이 일어났다 사라지는 헛됨의 연속으로서

괴로움의 원인이라는 뜻이다.

 

이와 같이 뜬구름과 같고 물거품과 같은,

오온(五蘊)과 삼독심(三毒心)에서 벗어나려면,

첫째, 모든 일에 있어서 좋다 나쁘다, 옳다 그르다 하는

분별심(分別心)을 갖지 않도록 해야 한다.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감정을 얹지 않도록 항상 감정의 마음을 살펴야 한다.

 

둘째, 이러면 어쩌나 저러면 어쩌나 하는 걱정과 근심을 하지 않아야 한다.

모든 것은 인과(因果)의 법칙에 따라 한 치 오차없이 인연 지어지는 법이니,

내 마음에 드는 것을 미리 정해 놓거나 집착하는 습관을 버려야 한다.

 

셋째, 미리 마음을 정해놓지 말고,

내 마음에 맞추려고 하는 습관을 버리려면 먼저,

좋고 나쁜 분별심(分別心)을 갖지만 않으면 자연스럽게 해결 될지니,

그러면 지금 당장 이 순간에 충실해질 것이고,

다음을 걱정할 이유도 필요도 없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걱정 근심이 끊이지 않는 것은,

내가 원하고 바라는 것이 아직 남아있다는 증거이니,

이는 인과(因果)의 법칙에 의해 그 과보(果報)를 받아

또 다시 고통과 괴로움을 면할 수 없게 될 터이므로,

늘 마음을 살펴야 한다.

 

그렇더라도 마음을 잘 통솔하기 어렵다면,

이때는 기도와 참선, 보시와 정진 밖에는 달리 할 수 있는 것이 없으므로,

더 이상 생각하지 말고 무조건 시작하고 볼 것이다.

 

[불교신문 3804호/2024년1월23일자]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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