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1> “고통서 빠져나오려 할수록 괴로움 더할 뿐” -
[총무원장 진우스님의 증도가 강설]
- <41> “고통서 빠져나오려 할수록 괴로움 더할 뿐” -
제79화 좋은 사람들과 인연이 되려면
유인문아해하종(有人問我解何宗)
보도마하반야력(報道摩訶般若力)
누가 내게 어떤 종취를 아느냐고 물으면
마하반야의 힘이라고 알려 주어라
강의
마하반야(摩訶般若)란 직역하면 큰 지혜라는 뜻이다.
대광명(大光明)이라고도 하고, 진여(眞如), 불성(佛性)을 뜻하며,
분별없는 깨달음의 자리이다.
이러한 당처(當處)에서는 일체의 분별(分別)이 끊어졌으니,
모르는 것도 없거니와, 알 필요도 없는 대자유의 모습으로서,
걱정 근심 번뇌 망상이 모두 말끔히 사라진 청정하고 분명하다.
문제는 이론적으로는 이해가 가는 듯 하기는 하나,
제8아뢰야식(阿賴耶識)의 업장식(業藏識)에 금강석과 같이 축적되어 있는
암과 같은 감정 덩어리라서 쉽게 깨 부술 수가 없다는 것이다.
좋다 싫다 분별하면 인과(因果)가 생겨서 결국 마음 편치 않은 일이 생기게 되니,
절대 분별심을 갖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생각하기 이전에 벌써 뽀록뽀록 일어나고 있는 좋고 싫은
고락(苦樂)의 감정을 도저히 감당할 수가 없다는게 문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별심을 갖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는데,
일단, 어떤 일이건 좋다 싫다는 고락(苦樂)의 감정을 붙이지 말고,
무심한 상태에서 무조건 행해야 한다.
무엇을 행해야 할 것인가?
그 이전에 신심(信心)을 먼저 가져야 한다.
인과에 대한 철저한 믿음이다.
지금 즐겁고 좋은 감정은 다음에 똑 같이 괴롭고 싫은 감정으로 생겨나고,
지금 싫고 괴로운 감정은 다음에 똑 같이 즐겁고 좋은 감정으로 생겨난다는 믿음이다.
이는 전생과 금생 내생을 통해 반복되니 이를 윤회(輪廻)라고 했다.
사람을 통해 좋고 행복한 감정이 생겨났다면
사람을 통해 딱 그만큼의 괴롭고 불행한 감정이 생겨나게 되고,
일을 통해 기쁘고 즐거운 감정이 일어났다면,
일을 통해 슬프고 괴로운 감정이 똑같이 인과의 과보로 작용하게 된다.
그러므로 행복의 무게와 불행의 무게는 결과적으로 똑 같아 지는 것이니,
만약 자식에 의해, 재물에 의해, 높은 자리에 의해, 명성에 의해, 의식주에 의해,
행복과 기쁨, 즐거운 감정을 가졌다 한다면,
그에 따른 인과의 과보에 따라서, 화가 나는 일이 생긴다거나,
몸을 다쳐 고통을 느낀다거나, 가족에 의해 우환이 생긴다거나,
배신을 당해 괴롭다거나, 각종의 악연에 의해,
행복과 기쁨을 누린 만큼의 불행한 괴로움을 당하게 된다는 것이 인과의 이치라는 말이다.
제8의 마음인 아뢰야식이라는 업장식은,
한마디로 좋고 싫은 두가지 감정의 마음이다.
좋은 것과 싫은 것 즉, 괴롭고 즐거운 고락 업(業)의 무게는 똑 같이 생겨나게 된다.
괴로운 고(苦)의 업(業)이 크면 즐거운 낙(樂)의 업도 크고,
즐거운 낙의 업이 작으면 괴로운 고의 업도 작은 것이다.
그러므로 미치도록 즐겁고 기쁜 일을 맛보았다면 인과의 시절 인연에 따라,
미치도록 괴롭고 슬픈 일이 생기게 되는 것이 이 세상과 이 마음의 모습이다.
그러니 함부로 욕심을 부려 좋은 것만을 찾아서도 안될 것이고,
또한 괴롭고 나쁘다고 하여 무조건 배척하려는 욕심을 부려서도 안될 것이다.
상한 일이 생기는 것은 과거에 기뻐서 웃는 일이 있었다는 증거이고,
즐겁고 행복한 일이 생기는 것은 과거에 괴롭고 불행한 일이 있었다는 증거이다.
따라서 부처님께서는 이렇게 좋고 싫은 분별심이야말로
인과에 따른 생사윤회(生死輪廻)를 낳는 주범이므로,
이 두가지의 마음 모두를 멸(滅)하여 중도(中道)의 깨달음을 이루라고 하신 것이다.
때문에 매사에 있어서 생겨나는 고락의 감정을 잘 살펴서
인과의 모습이 나타난 것이라고 얼른 감정을 추스려 일으키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기도와 참선, 보시와 정진은 고락의 업을 없애는 가장 좋은 행의 수단이다.
총무원장 진우스님
[불교신문 3843호/2024년10월2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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