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이야기

- 11.종객 선사 좌선의(坐禪儀) “선수행의 마음가짐” -

수선화17 2025. 6. 23. 22:52

[덕산 스님의 초심자를 위한 불교 첫걸음]

- 11.종객 선사 좌선의(坐禪儀) “선수행의 마음가짐” -

 

하루 5분이라도 선수행에 몰입해야

올해 하안거 윤월 있는 6월

안거 수행자는 큰 복 타고나

일상서 수행 어려운 재가자

저잣거리 수행이 더 큰 효과

 

올해는 하안거(夏安居) 결제가 윤월(閏月)이 6월에 든 시기에 있어,

예년보다 한 달가량 늦게 시작된다.

음력 5월 15일에 결제에 돌입하여 백중이 든 음력 7월 15일에 해제를 하거나

4월 15일에 결제하여 윤달인 6월 15일에 해제를 하게 된다.

 

대다수 선원에서는 윤달과 상관없이 음력 4월 15일에 결제를 시작하여

음력 윤 6월 15일에 해제에 이른다.

그러나 각 선원의 사정에 따라 음력 5월에 결제하여

7월 백중 날 해제법회를 봉행하기도 한다.

 

자각 종색선사의 선(禪) 수행을 위한 몸가짐과 호흡법,

마음 자세에 대하여 쓴 좌선의(坐禪儀)에서는 좌선 방법과

수행자가 결제(結制) 시에 지녀야 할 마음가짐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반야를 배워 보살이 되려고 마음먹었거든,

우선 반야로 된 거룩한 자비심과 함께하기로 뜻을 세우고

모든 중생을 널리 구하겠다는 뜻을 일으켜야 한다.”

 

석 달이라는 일정 기간에 걸쳐 한 곳에서 두문불출(杜門不出)하며

고(苦)를 여의고 해탈에 이르는 내적(內的) 성장을 추구하는 복을 지닌 사람은

세상의 많은 복(福) 중의 으뜸가는 복을 타고났다고 할 수 있다.

출가 수행자가 아니고서야 수승한 복력(福力)으로는 수행을 지속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재가자가 수행을 포기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위 종색선사의 말씀처럼 출가자든 재가자든,

모든 수행자가 수행에 대하여 가져야 하는 마음가짐을 새기고

잊지 않는 것을 제일의 덕목(德目)으로 삼아야 한다.

각자가 처한 상황에서 열심히 일한다면,

생활 속에서 반야(般若)을 배우고 깨우치게 될 것이다.

또 가까운 이들과 지혜를 나누면, 보살이 추구한 중생구제의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옛날 어느 한 스님께서 시골의 시끌벅적한 시장통 한쪽에 자리를 잡고

하루 종일 앉아 공부가 잘 된 날은 “다 팔았다”,

공부가 잘 안 된 날은 “공 쳤다”면서 절로 돌아갔다고 한다.

 

고요한 처소에서 공부하는 것보다

아주 시끄러운 곳에서 공부가 잘 되도록 노력하는 사람은

조용한 곳에서 공부하는 사람보다 백천만 배나 더 큰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위 말씀은 시끄러운 상황 속에서도 참선 공부의 주제인 스승과 제자의 문답에서

깨우침을 주는 말씀으로 이루어진 화두(話頭)를 놓치지 말아야 함을 강조하는 법문이다.

이것을 일러 옛날 스님들은 ‘동중선(動中禪)을 닦는다’고 했다.

 

시내 한복판에 있는 시민선방에서 정진하는 일반 불자들도

정진 시간에는 생수, 휴대전화, 손목시계 등 사소한 일상물품도 없이

혈혈단신(孑孑單身) 빈 몸으로 선방에 들어간다.

종색선사는 자세를 반듯이 세우는

조신법(調身法)과 정신을 하나에 집중하는 조심법(調心法)을 강조했다.

이 두 가지가 동시에 작동할 때 비로소 좌선은 시작된다.

 

원효 스님은 ‘발심수행장’에서 “잠깐 사이에 죽음의 문턱에 이르나니.

헛되이 하루하루를 보내며 얼마나 허망한 몸으로 살았거늘

일생을 닦지 아니하는가”라며 수행의 시급함을 일깨운다.

 

원효 스님 당부를 마음에 새기고 고요한 곳에서든,

일상의 시끄러운 시장통에서든 언제 어디에 있더라도

몸과 마음을 고르게 하고 염불, 기도, 선명상, 경전 공부, 참선 수행을

하루에 단 5분, 15분 또는 30분씩 실천하며 석 달간 선수행 정진과 함께하기를 바란다.

 

덕산 스님 조계사 교육수행원장  duksan1348@nate.com

[1781호 / 2025년 6월 1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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