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의 계절
- 詩 권오범 님 -
벼들이 방방곡곡에서 단체로
성공적인 종족번식을 자축하며
하늘과 인간에 대해 고맙다고
조상이 일러준 묵념에 심취해 있다
비와 햇볕 흥청망청 내려주고
물꼬 여닫아
농약 비료로 건강까지
가려운 곳 마침맞게 긁어주었다고
일찌감치 철든 무리
콤바인이 바리캉처럼
아금받게 삭발하자
빵 때림 같이 꺼져버린 논배미
모가지 뽑아 힘빼물고
곤댓짓 하던 수수와 조들도
끼리끼리 서성대는 황혼이 고마운지
덩달아 고개를 수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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