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함께하기에477 - 사소하지 않은 사소한 것들 - 사소하지 않은 사소한 것들- 詩 권천학 님 - 가령, 손가락으로 개미를 누르는 일은 아주 사소하다그러나 손가락의 힘에 눌려 죽은 개미에겐 절대로 사소하지 않다저의가 없는 사소한 행동이 사소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는 것은 절대로 힘을 생각없이 쓰지 않는 일만큼이나 사소하지 않다손가락을 가시에 찔리는 일은 사소하다남의 염통이 곪는 것보다 가시에 찔린 내 손가락은 사소하지 않다그보다 더 사소하지 않은 것은가시에서 꽃을 피워낸다는 것을 깨닫는 일그러나 가시밭길을 살면서성공의 꽃을 피워내는 일은 더욱 사소하지가 않다감기에 걸리는 것쯤은 사소하다감기가 만병의 근원이라는 것까지도 사소할 지경이다그러나 폐렴으로 목숨을 차압 당하게 될 때감기는 결코 사소하지 않다 2025. 7. 6. - 고향의 여름이 그립습니다 - 고향의 여름이 그립습니다- 詩 김철현 님 - 새까맣게 그을리고도 발가벗은 몸으로 파랗게 익은 바다 속으로 달구어진 여름을 해가 지도록 식히던 내 고향이 그립니다. 아카시아 꽃이 여무는 뒷산에 여름이 초록으로 익어 가면 보리잎사귀 지천으로 노랗게 가시 비비는 내 고향이 그립습니다. 소잔등을 타고 앉아 꿀밤나무 이파리 챙이 넓은 대장모자 더 크게 엮어가며 풀쐐기 쏘이도록 꼴 먹이던 고향이 그립습니다. 몸은 타향에서 늙어가지만 태어나 한마음으로 뒹굴었던 아무것도 아쉬울 것이 없는 죽마고우 그 동무들과 그 시절이 있는 고향이 그립습니다. 2025. 7. 2. - 칠월의 기도 - 칠월의 기도- 詩 최원정 님 - 부채처럼 펼쳐지는칠월의 햇살아래두물머리 연밭에서 기원하는발원문 하나,오롯이 연꽃으로 피어나면 간절한 속 마음초록접시 연잎에 가득 얹어비나이다 비나이다꼭, 이루어 주시길 때마침 부는바람 한 줄기죽비되어 등을 스치고구름 한 점은향으로 피어나고 2025. 6. 30. - 사랑한다는 것은 - 사랑한다는 것은- 詩 손석철 님 - 내가 나를 버리려 해도네가 나를 버리려 해도내가 너를 버리려 해도 버릴 수 없는 것 2025. 6. 26. - 그리움의 덫 - 그리움의 덫- 詩 인애란 님 - 하늘이 잔뜩 흐린 날이면아침에 미처 챙기지 못한우산 생각에마음이 먼저 비를 맞는 듯 합니다금방이라도 빗방울 쏟아낼 것처럼나지막이 부풀어있는 하늘을살피다가 순간그리움의 덫에 걸립니다두고 온 우산의 부재는 어느덧시린 그리움의 비를 뿌리고하루종일 당신생각에 마음 빼앗겨하늘에서 눈 한번 떼지 못합니다미리 예감하고 피해갈 수도 있으련만매번 그리움의 덫에 걸리고 마는지당신 생각만 하면 끝내 울고 마는지이렇듯 바람처럼 일어나꼼짝없이 사로잡히고 마는 게어쩔 수 없이 발목 내어주고 마는 게그리움인가 봅니다. 2025. 6. 24. - 인연설 - 인연설- 詩 한용운 님 -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사랑한다는 말은 안 합니다 아니하는 것이 아니라 못하는 것이 사랑에 진실입니다 잊어 버려야 하겠다는 말은 잊을 수 없다는 말입니다 정말 잊고 싶을 때는 말이 없습니다 헤어질 때 돌아보지 않는 것은 너무 헤어지기 싫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헤어지는 것이 아니라 같이 있다는 말입니다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웃는 것은 그 만큼 그 사람과 행복하다는 말입니다 그러나 알 수 없는 표정은 이별의 시점입니다 떠날 때 우는 것은 잊지 못하는 증거요 뛰다가 가로등에 기대어 울면 오로지 당신만을 사랑한다는 말입니다 함께 영원히 있을 수 없음을 슬퍼 말고 잠시라도 같이 있을 수 없음을 노여워 말고 이만큼 좋아해 주는 것에 만족하고 나만 애태운다고 원망.. 2025. 6. 18. - 친구에게 - 친구에게- 詩 정호승 님 - 젖은 우산을 접듯그렇게 나를 접지 말아줘비 오는 날밤늦게 집으로 돌아와뚝뚝 물방울이 떨어지는 우산을 그대로 접으면젖은 우산이 밤새워 불을 지피느라그 얼마나 춥고 외롭겠니젖은 우산을 활짝 펴마당 한가운데 펼쳐놓듯친구여나를 활짝 펴그대 안에 갖다놓아줘풀 향기를 맡으며햇살에 온몸을 말릴 때까지그대 안에 그렇게 2025. 6. 14. - 어이 그냥 지워지리까 - 어이 그냥 지워지리까- 詩 김선숙 님 - 그리워 그리워 피워낸 풀꽃 송이인들 어이 그냥 지워지리까 천릿길 마다않고 산등성이 물들려놓은 자락으로 바람 따라 그리움안고 가는 그대 창가에 고운 향기 있거든 지워질까 서러워 마시고 애태우는 그대따라 가고 가나이다꿈결에라도 보고파 환영이라도 되어 그대 품안으로 사뿐사뿐 오는 이 있거든 그게나 인줄아세요 내 사랑인줄아세요. 2025. 6. 12. - 사람은 사랑한 만큼 산다 - 사람은 사랑한 만큼 산다- 詩 박용재 님 - 사람은 사랑한 만큼 산다저 향기로운 꽃들은 사랑한 만큼 산다저 아름다운 목소리의 새들을 사랑한 만큼 산다숲을 온통 싱그러움으로 만드는 나무들은 사랑한 만큼 산다 사람은 사랑한 만큼 산다이글거리는 붉은 태양을 사랑한 만큼 산다외로움에 젖은 낮달을 사랑한 만큼 산다밤하늘의 별들을 사랑한 만큼 산다 사람은 사랑한 만큼 산다홀로 저문 길을 아스라이 걸어가는봄, 여름, 가을, 겨울의 나그네를 사랑한 만큼 산다예기치 않은 운명에 몸부림치는 생애를 사랑한 만큼 산다사람은 그 무언가를 사랑한 부피와 넓이와 깊이만큼 산다그 만큼이 인생이다 2025. 6. 9. 이전 1 2 3 4 ··· 5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