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우리들은 귀한 인연들 입니다.
詩 함께하기에

- 봄비 속을 걷다 -

by 수선화17 2023. 4. 5.

봄비 속을 걷다

 

- 詩 류시화 님 -

 

 

봄비 속을 걷다
살아 있음을 확인한다
봄비는 가늘게 내리지만
한없이 깊게 적신다

죽은 라일락 뿌리를 일깨우고
죽은 자는 더이상 비에 젖지 않는다
허무한 존재로 인생을 마치는 것이
나는 두려웠다

봄비 속을 걷다
승려처럼 고개를 숙인 저 산과
언덕들
집으로 들어가는 달팽이의 뿔들
구름이 쉴새없이 움직인다는 것을
비로소 깨닫고
여러 해만에 평온을 깨닫다

'詩 함께하기에'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봄은 꽃들의 구치소이다 -  (11) 2023.04.09
- 사랑에게 -  (16) 2023.04.08
- 4월의 노래 -  (12) 2023.04.02
- 풀꽃 향기 -  (2) 2023.04.01
- 인간의 봄 -  (35) 2023.03.28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