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중 스님의 초기불교명상)
- 33. 자애심 계발하는 자애명상-2 -
자심해탈 선정 성취하는 명상법
스스로를 자애의 첫 대상 삼아야
타인 행복·안녕 기원 자연스러워
네 부류에 자애 평등히 일어나면
차별심 극복되며 자애선정 성취
자애명상을 하려면 세 가지 요소가 필요하다.
첫째, 자애(慈愛, mettā)를 보낼 살아있는 대상이 있어야 한다.
사람이 주 대상이지만 반려견이나 천신 등 다른 존재들도 대상이 될 수 있다.
둘째, 대상을 향해서 자애를 일으킬 자애 구절이 필요하다.
어떤 대상을 떠올린다고 자애가 자연발생적으로 일어나지 않는다.
자애 구절을 마음속으로 읊조릴 때,
그것이 마중물이 되고 안내 표지판이 되어 자애가 일어난다고 우 자나카 사야도는 말한다.
셋째, 자애라는 마음을 일으키며 계속 마음챙기고 집중해야 한다.
이렇게 세 가지 요소를 갖추고 자애명상을 시작하면 된다.
그럼 이번에는 ‘청정도론’에서 설명하는 자애명상의 실제적인 방법을
간략하게 압축해서 정리해보고자 한다.
‘청정도론’ 9장은 자비희사 4범주(4무량심) 수행을 상세하게 다룬다.
자애를 다루는 서문에서 “자애를 닦고자 하는 수행자는 만일 그가 초심자라면
장애를 끊고 명상주제를 배워 공양을 마친 뒤 식곤증을 떨쳐버리고 한적한 곳에서
잘 마련된 자리에 앉아 먼저 성냄의 위험과 인욕의 이익을 반조해야 한다.”고 했다.
즉 초심자가 자애명상을 시작하려면 자애 닦는 법을 배운 뒤
적절한 시간에 적절한 수행처에서 바른 자세를 취하고 앉는다.
그런 다음 모든 생명이 행복하고 평화롭기를 바라는 자애를 일으키기 전에,
성냄의 위험이 무엇인지 먼저 반조해야 한다.
왜냐하면 성냄과 자애는 정반대의 마음으로 공존할 수 없다.
성냄은 자신도 불태우고 타인도 불태우는 가장 파괴적인 마음이기 때문이다.
주변 사람들을 해롭게 할 뿐만 아니라
사회적 갈등도 조장하고 전쟁까지도 일으킬 수 있는 무서운 마음이다.
그래서 먼저 성냄을 버리고 인욕의 이익을 반조한 다음 자애수행을 시작하라고 한다.
자애수행을 할 때는 제일 먼저 자기 자신에 대해서 거듭거듭 자애를 닦으라고 한다.
“내가 행복하기를, 고통이 없기를,” 혹은 “내가 원한이 없기를,
악의가 없기를, 근심이 없기를, 행복하게 삶을 영위하기를”이라고 하면서 자애를 일으킨다.
또는 “내가 행복하고 평화롭기를, 몸 마음 평안하기를”이라고 짧게 할 수 있다.
자애 구절은 너무 많지 않게 2~3개를 활용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자기 자신을 자애의 첫 대상으로 삼은 이유는 본보기로 삼기 위해서이다.
내가 행복하기를 원하고 고통이나 불행,
죽음을 원하지 않는 것처럼 다른 중생들도 그렇다고 알 때,
타인의 행복과 안녕에 대한 기원이 자연스럽게 일어나기 때문이다.
자신을 대상으로 자애를 충분히 닦았다면
이젠 네 부류의 사람들에게 차례대로 자애를 닦아야 한다.
첫째는 존경하는 분, 둘째는 좋아하는 사람,
셋째는 중립의 사람, 그리고 넷째는 싫어하는 사람이다.
이 순서는 자애가 잘 일어나는 사람들을 우선적으로 배려하고 분류한 것이다.
첫 번째 대상인 존경하는 분에게 자애를 닦을 때,
그분의 성품이나 좋은 점을 잠시 떠올리고 자애 구절을 마음속으로 읊조리면 된다.
“부디 내가 존경하는 분께서 행복하시길, 고통 받지 않으시길,”
혹은 “그분께서 평안하고 행복하시길,
육체적 정신적 고통에서 자유롭기를”이라고 읊조리며 자애를 보낸다.
나머지 세 부류의 사람들에게도 동일한 방법으로 자애를 보낸다.
때로는 자애가 잘 일어나기도 하지만, 때로는 일어나지 않기도 한다.
어떤 사람을 대상으로 삼았을 때,
그 사람에 대한 과거의 나쁜 기억이 떠올라서 화가 날 때도 있다.
그럴 때는 여러 가지 방법으로 자신의 마음을 달래고 경책하면서 화를 가라앉혀야 한다.
그렇게 수행하여 네 부류의 사람들에게 평등하게 자애가 잘 일어나면,
수행자는 대상에 대한 좋고 나쁨의 차별심을 극복하면서 자애선정(慈心解脫)을 성취한다.
수행자가 자애선정에 들었을 때는 자애를 지닌 무량한 마음으로
시방세계를 풍성하게 가득 채울 수 있다고 주석서는 설명한다.
이렇게 자애명상은 자심해탈이라는 선정을 성취할 수 있는 사마타명상으로 수행하거나,
위빠사나수행을 돕는 보호명상법으로 실천할 수 있다.
일중 스님 동국대 강사 satiupekkha@hanmail.net
[1673호 / 2023년 3월 2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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