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빈 가지 끝
- 詩 홍수희 님 -
잎새도 다 떨어져나간
겨울나무의 가지 끝에 바람이 인다
그래도 한 번쯤은 한 번쯤은,
중얼거리는 가지 끝 저 너머로
배경처럼 서늘한 쪽구름이 흘러간다
어느 날 잃어버렸던
아득한 기억 하나 떠올리신
팔순을 바라보시는 어머니,
빈 가지 앙상한 손을 흔들다
세상이 내 맘 같지 않다는 것을
오늘 또 배우셨다
팔십 평생을 배우고 배워도 모자라
거짓말 같은 참말을 깨우치셨다
저 겨울나무 빈 가지 끝에
펄럭이는 눈물을 달고
그래도 어머니는 기다리신다
바알갛게 불을 켠
까치밥 같은,
살아있는 마음 하나 돌아오기를
까치발로 총총 기다리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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