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탄 스님의 아미타경]
- 1. 왜 정토불교를 권진하기 -
가장 쉬운 깨달음의 길, 정토불교
아미타불과 극락 소개하면
불안해하던 마음이 편안해져
현시대 제격인 깨달음 방편
불교신앙 저변 넓힐 수 있어
최근 불교는 불교박람회, 템플스테이, 연등축제 등과 같은
문화적 측면으로 대중들에게 매력을 드러내는 듯합니다.
산속의 종교라는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다양한 시도를 하는 이유는
종교적 측면만으로는 사람들에게 다가가기가 쉽지 않아서일 것입니다.
하지만 즐거움이라는 옷을 입고 대중에게 다가가는 불교는
너무나 대중적이어서 고통에서 벗어나게 하기보다는 고통을 잊게 하는
환경만을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대로 내버려 둔다면 불교가 문화를 뛰어넘어 본연의 역할인 깨달음을
추구하는 종교로서 제 몫을 해내지 못할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무엇이든 쉽고 즐겁지 않으면 마음을 얻지 못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종교도 쉬워져야 합니다.
불교에서 쉬운 수행이라면 단연 정토불교를 이길 것이 없습니다.
용수보살의 ‘십주비바사론’의 ‘이행품’에는 깨달음에서 절대 물러서지 않는
지위인 아유월치가 되는 수행이 어렵다고 투정을 부리는 수행자가 나옵니다.
이때 정진하지 않으려는 이 수행자를 꾸짖으면서도 “부처님을 생각하고,
부처님의 명호를 칭하라”는 믿음의 방편을 일러줍니다.
정토불교는 깨달음으로 가는 가장 쉬운 길입니다.
하지만 이 방편이 과연 효과가 있는지 의심이 드는 분이 계실지도 모르니
저의 경험을 말씀드리려 합니다.
제가 가끔 임종에 놓인 분들을 만나러 가보면 종교가 없는 분들이 많습니다.
고령인 분도 있지만, 병환으로 일찍 세상과 작별해야 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건강할 때는 종교 없이도 행복하게 잘 지내셨던 분들도 죽음에 이르러서는
알 수 없는 두려움을 느끼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쇠약해져서 힘도 없는 분께
불교의 교리를 설명하고 수행할 것을 권할 수는 없습니다.
불교와 인연이라고는 부처님오신날에 등 달고, 등산 가서 절에 들르거나,
불교 문화재 구경을 한 것이 다인 분에게 불교의 교리는 어려울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삶의 종착점에서 일생에 대한 후회가 많은 분께
인과의 도리를 말씀드린다면 오히려 불안을 키울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단지 ‘나무아미타불’ 하시라고 일러드리면서,
간단하게라도 아미타불과 극락에 대해서 소개합니다.
그것만 해도 불안한 마음이 사그라들어 염불을 알려드리기 전과
다르게 안심하고 편안하게 떠나는 경우를 많이 보았습니다.
이처럼 정토불교는 안심의 방편입니다.
살아온 삶으로는 완전한 깨달음의 세계에 이르기 어렵다고
절망하고 불안해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줍니다.
‘관무량수경’의 위제희 부인도 석가모니불께 직접 설법을 들으며 수행했지만,
권력을 얻으려 아들이 아버지를 감옥에 가두고
괴롭히는 일이 생기자 마음이 편안하지 못했습니다.
그때 석가께서 위제희 부인의 마음을 편안케 하려고
소개하는 세계가 아미타불의 극락정토입니다.
이렇게 말하면 죽음 앞에서만 정토불교가 효과가 있고,
현세에서는 아무런 힘이 없는 것 같이 들릴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어느 정토신자에게 제가 이렇게 물었습니다.
“염불을 계속하다가 죽음에 이르렀는데 아미타불께서 오시지도 않고,
극락도 없으면 억울하지 않겠습니까?”
그 신자는 “스님, 극락이 없을 리 없지만,
설사 없다고 해도 억울할 일이 없습니다.
저는 이생에 염불을 만나서 이생을 마치면
아미타불의 극락국토에 살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부터
세상을 사는 것이 불안하지 않고, 두렵지 않게 되었습니다.
안심했습니다.”
이분은 염불 덕분에 안심하고 삶을 살기에
극락의 존재조차도 중요하지 않게 된 것입니다.
불교의 목적이 번뇌와 괴로움을 없애는 것이라면
‘나무아미타불’ 염불은 그 역할을 완수한 셈입니다.
지금과 같이 즐길 거리가 가득한 세상에서 어려운 불교로는
신앙의 저변을 넓히기가 어려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정토불교라면 어렵지 않게 불교를 전할 수 있으므로
현시대에는 제격인 깨달음의 방편입니다.
그래서 저는 정토불교를 모두에게 권진합니다.
나무아미타불.
미탄 스님 mitankha@gmail.com
[1735호 / 2024년 7월 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저작권자 ©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불교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3. ‘아미타경’을 읽는 이유 - (22) | 2025.01.30 |
---|---|
- 2. 서방 극락세계 - (22) | 2025.01.27 |
- 마음 방향이 삶의 질을 결정한다(끝) - (26) | 2025.01.23 |
- 23. 급식봉사에서의 깨달음 - (31) | 2025.01.21 |
- 22. 마음이 만드는 세상 - (20) | 2025.01.18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