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스님의 생활법문]
- <7> 스님, 왜 이리 마음이 답답할까요 -
“자기 마음을 바로 보아야 한다”
남과 비교 말고 욕심 줄여야
남 탓하지 말고 마음 비워야
행복도 불행도 내가 지은 업
늘 관찰하고 선업 쌓도록해야
“스님 요새 제 마음이 너무 답답합니다. 왜 그런 걸까요?”
마음이 답답하세요? 글쎄요. 왜 그러실까요? 자기 마음은 자기가 알겠죠.
남이 어떻게 내 마음을 알겠습니까? 자기 마음은 자기가 알아야지요.
자기 마음을 자기가 모르면 누가 알겠습니까? 자기 마음을 바로 보아야 합니다.
사실은 이미 스스로 답을 알고 있을 겁니다.
답은 코앞에 있는데 바로 앞에서 보지 못하고 헤매거나,
답을 알았는데도 선택하지 못하고 방황할 수 있겠죠.
자기 마음을 바로 보아야 합니다.
왜 자꾸 마음이 답답할까요.
세상이 내 뜻대로 안되니까 답답한 겁니다.
인생이 내 뜻대로 안 되니까 답답한 거죠.
모든 일이 술술 풀렸으면 아무 걱정도 없을 텐데 사는 일이 술술 풀리지가 않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중생들이 살아가는 세상 자체가 괴로움과 불만족의 연속이다.”
원래 중생 세계는 괴롭고 답답한 겁니다.
그것을 인정하지 않고 자꾸 내 마음대로 일이 술술 풀렸으면 하는
고놈의 욕심 때문에 가뜩이나 힘든 세상이 더 답답하게 느껴지는 겁니다.
옛 어른 큰스님들이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세상이 내 뜻대로 되기를 바라는 그 마음,
인생이 내 뜻대로 술술 풀렸으면 바라는 그 마음,
그것이 가장 큰 망상이다.”
이런 말씀이 어렸을 때는 귀에 들어오지를 않았는데
나이가 들수록 가슴을 때리는 찰떡 말씀입니다.
“인생이 술술 풀리기를 바라는 마음이 가장 큰 망상이다.”
들을수록 가슴에 항상 되새기는 고구정녕(苦口丁寧) 경책의 말씀입니다.
어떤 분이 이런 말씀을 하더군요.
“스님. 주변에 보면 아무 걱정 없이 사는 사람들도 많은데
왜 저만 이렇게 힘들고 답답한 걸까요?”
아닙니다. 절대 아닙니다.
밖에서 보면 세상 편하게 사는 사람도 막상 속을 들여다보면
죄다 나름대로 고민과 근심이 있습니다.
절대 남이 사는 겉모습 보고 홀딱 속지 마세요.
각자마다 자신만의 사연을 품고 살아가는 곳이 바로 중생 세계입니다.
어느 남자가 있었습니다.
가난한 집안에 태어나서 일찍부터 사회생활을 시작해, 자수 성가를 했습니다.
모아놓은 목돈으로 사업을 시작했답니다.
밤낮을 아껴가며 온 몸을 던져 정말 열심히 일을 했습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사업을 실패했다고 합니다.
큰 손해를 보고 상심에 빠진 남자는
방에 드러누워 신세 한탄으로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나더랍니다.
‘정말 팔자라는 게 있나? 도대체 내 팔자는 왜 이런가?’
남자는 심심풀이로 사주팔자를 공부했습니다.
처음에는 호기심으로 시작했지만,
재미가 붙어서 아주 열심히 공부했다고 합니다.
어느덧 주변 사람들을 봐주기 시작하다가 냅다 점집을 내어
본격적으로 역술상담을 하는데 점점 사람들이 몰려들더랍니다.
찾아온 사람들과 상담을 하면서 속에 담긴 이야기를 듣다 보니
남자는 재미난 사실을 발견합니다.
“멀리서 보면 저렇게 모든 것을 갖추고 걱정 근심 하나 없을 것 같은 사람들도
다 속에는 저마다 자기 고민들이 꽉 차 있구나.
세상 살아가는 사람 모습은 다 비슷비슷하구나.”
맞습니다. 옛사람들이 이런 말씀을 했죠. “사람 사는 모습은 거기서 거기다.”
번뇌 많은 중생은 자꾸 남과 비교하려 합니다.
남과의 비교를 통해서 스스로 우쭐해지기도 하고, 남을 부러워하기도 합니다.
심지어 질투와 분노라는 강한 번뇌를 일으키기도 하죠.
자꾸 밖으로 마음이 달아나는 것입니다.
내가 내 마음의 주인인데도 주인 노릇을 못하고 있습니다.
안으로 모아야 합니다.
마음을 다스려야 합니다.
마음이 깨어있어야 합니다.
내 마음이 어떤 상태인지를 바라봐야 합니다.
어떤 병인지를 알아야 치료할 수 있습니다.
누가 범인인지 알아야 잡을 수가 있습니다.
내 마음 상태를 알아야 마음을 다스릴 수 있습니다.
나는 정말 제대로 마음을 닦고 싶은데 주변에서 힘들게 하는 경우도 참 많습니다.
나는 정말 마음 편하게 살고 싶은데 자꾸 나를 괴롭히는 존재들이 있습니다.
안 보고 안 엮이면 속 편한데 세상일이 그렇지가 않습니다.
역시 인생이란 내 마음대로 풀리지 않습니다.
지금 내 마음을 힘들고 답답하게 하는 원인을 찾았다면,
해결할 수 있으면 해결하고 피할 수 있으면 피하면 됩니다.
바꿀 수 있으면 바꾸면 됩니다.
그런데 해도 해도 안 될 때가 있습니다.
저걸 죽일 수도 없고 묻을 수도 없고 도저히 안 될 때도 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티베트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해결할 수 있는 일이라면 걱정하지 말라.
결국 해결될테니.
해결할 수 없는 일이라면 걱정하지 말라.
걱정한들 해결될 일이 아니니까.”
이 글을 처음 보고 미소 지으며 이렇게 생각했죠.
‘인생 참 대충 사는구나.’
하지만 솔직히 이런 마음으로 자유롭게 살고 싶습니다.
결국은 마음을 닦아야 합니다. 마음공부를 해야 합니다.
인생을 살아가며 생기는 모든 문제의 근원적인 해답은 오직 ‘수행’입니다.
자꾸 닦아야 합니다. 남과 비교하지 마세요. 욕심을 조금 더 줄이세요.
남 탓하지 말고 마음을 비우는 연습을 해보세요.
행복도 불행도 내가 지은 업의 인연이라고 늘 관찰하고 선업을 쌓도록 노력하세요.
마음이 답답하고 힘들 때마다 힘든 마음 그 자리에 자꾸 염불을 해주세요.
매일 매일 염불하면서 항상 마음으로 이렇게 기도하세요.
‘부처님 관세음보살님. 모든 중생이 행복하게 해주세요.
저 자신이 행복하길 바라듯 모든 중생이 다 함께 행복하게 해주세요.’
이렇게 남을 위해 기도하면 반드시 그 공덕이 자신에게 돌아옵니다.
이것이 복을 짓고 이것이 마음을 닦는 첫걸음입니다.
자신을 포함해서 모든 중생들의 행복을 위해 기도하세요.
점점 마음이 편안해지고 주변 일도 점점 잘 풀리게 될 겁니다.
달마대사에게 혜가스님이 말했습니다.
“저의 마음이 편안하지 않습니다.
스승님께서 제 마음을 편안케 해 주십시오.”
달마대사가 말했습니다.
“그대 마음을 가져오너라. 편안케 해 주리라.”
혜가가 대답했습니다.
“아무리 마음을 찾아보아도 얻을 수가 없습니다.”
달마대사가 말했습니다.
“너의 마음을 이미 편안케 하였노라.”
[불교신문 3764호/2023년4월18일자]
광우스님 해인총림 해인사 상임포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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