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산 달밤의 매화
- 시조 李滉 님 -
산창에 기대서니 밤기운이 차가워라.
매화 핀 가지 끝에 달 올라 둥그렇다.
봄바람 청해 뭣하리? 가득할손 청향일다.
산중 밤이 고요하고 사방이 비었는데.
흰 매화 서늘한 달, 선옹이 짝했구나.
앞 여울 높낮은 가락은 굽이굽이 음악일다.
뜰을 거닐자니 달도 나를 따라 따라
매화를 둘러 둘러 몇 바퀴나 돌았던고?
향기는 흐뭇 옷에 배고 온몸엔 그득 그림잘다.
늦게 피는 매화의
참뜻을 내 아노니
추위 타는 나를 위해
일부러 맞춤일다.
어여쁠사! 이 밤 사이
내 병이 낫는다면
밤새도록 달과 함께
너를 보고 있으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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