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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 이야기

- 33. 사마 본생③(‘본생경’ 540번) -

by 수선화17 2023. 9. 15.

(각전스님의 본생담으로읽는 불교)

- 33. 사마 본생③(‘본생경’ 540번) -

 

부모의 진실한 서언으로 다시 살아난 사마

생전의 효행 실천 공덕으로 독기 풀고 부모 시력 되찾아

“양친 봉양하면 천상에 날 것” 사마 법문에 국왕도 귀의

효는 도덕의 근본…출가자에게도 큰 공덕인 이유 보여줘

 

5월은 부처님께서 오신 달이다. 5월은 영어로는 ‘May’인데,

‘위대하다’는 뜻의 ‘마이아(Maior)’에서 유래되었다.

마이아는 고대 로마신화에서 만물생성의 여신이다.

춥지도 덥지도 않고 모든 것이 성장을 시작하는 신선함과 맑음이 가득한 계절,

추운 겨울의 긴 잠에서 깨어나 만물이 본격으로 생동하는 달,

그것만으로도 5월은 위대하다고 할 것이다.

이 위대한 생명의 계절에 오신 부처님은 과거생에 자신의 죽음보다 부모님을 더 걱정하셨다.

우리나라에서도 5월을 가정의 달로, 5월 8일은 어버이의 날로 지정하여 부모님의 덕을 기리고 있다.

 

지난번 연재에서 장님이 된 부모님을 잘 봉양하던 사마를

독화살로 쏘아죽인 왕을 사마는 원망하지 않았다.

그러자 왕이 사마의 부모를 봉양할 마음을 내고 사마의 부모를 찾아온 이야기를 하였다.

사마의 부모 역시 외아들을 죽인 왕을 원망하지 않고 예의를 갖추어 환대하자

왕은 사마의 부모 손을 잡고 그들을 사마가 누워있는 곳으로 데리고 갔다.

 

평소 물을 긷던 미가삼마타 강변의 모래밭에 도착하자 머리카락을 빗겨주던,

빗자루 들고 청소하던, 깨끗이 목욕시켜주던,

나무 열매 따다가 먹여주던 아름다운 풍채의 사마는 아무 말 없이 누워있었다.

아버지는 그 머리를, 어머니는 그 발을 각각 넓적다리 위에 올려놓고 앉아 비탄해 하였다.

 

어머니는 너무 슬퍼서 아들 가슴에 손을 얹고 그 고통을 생각하여

“내 아들은 못내 고통스러웠을 것이다.

그리고 독기 때문에 의식을 잃은 것이다.

나는 서언(誓言)으로 그 독을 풀어 주리라” 하였다.

 

‘이 진실에 의해, 이 사마는/

전에 법행(法行)을 행하였다고,/

이 진실한 말에 의하여/

사마의 독기가 다 풀리기를//

이 진실에 의해, 이 사마는/

전에 범행(梵行)을 행하였다고,/

이 진실한 말에 의하여/

사마의 독기가 다 풀리기를//

이 진실에 의해, 이 사마는/

전에 진실을 말한 자라고,/

이 진실한 말에 의하여/

사마의 독기가 다 풀리기를//

이 진실에 의해, 이 사마는/

그 부모를 봉양했다고,/

이 진실한 말에 의하여/

사마의 독기가 다 풀리기를//

이 진실에 의해, 이 사마는/

일가의 어른들을 공경하였다고,/

이 진실한 말에 의하여/

사마의 독기가 다 풀리기를//

이 진실에 의해, 이 사마는/

모든 생명을 사랑했다고,/

이 진실한 말에 의하여/

사마의 독기가 다 풀리기를//

나와 또 그 아버지가 행한/

어떠한 공덕도 그 모두가/

선이었던 그것에 의해/

사마의 독기가 다 풀리기를’

 

이렇게 어머니가 일곱 게송을 외우자 사마는 누운 채 몸을 뒤척였다.

아버지도 서언하였다.

그가 서언을 마치자 사마는 반대쪽으로 누웠다.

그때 일곱 생 전에 어머니였으며

사마를 지극히 사랑하는 바후소다리 여신도 내려와 서언을 외웠다.

 

그러자 사마는 갑자기 일어났다.

그리고 양친의 눈도 회복되었다.

이 희유한 일을 보고 왕은 ‘죽었던 사마를 보다니’ 하면서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사마는 의식의 활동이 그치거나 호흡이 끊어지면 사람들은 죽었다고 한다면서

다음 게송을 외웠다.

‘만일 누구나 그 부모를/

법답게 부양하는 사람 있으면/

양친을 부양한 그 사람의 병을/

모든 신이 쾌차하게 해주리라//

만일 누구나 그 부모를/

법답게 부양하는 사람 있으면/

그는 세상에서 칭찬 받으며/

죽어서는 천상에서 즐거워하리’

 

왕은 마침내 사마에게 귀의하였다.

사마는 왕에게 천상에 가고 싶다면, 어머니 아버지께,

남자와 여자에게, 벗과 신하에게, 타는 짐승과 군사에게,

마을과 거리에, 수도와 변방에, 사문과 바라문에게, 짐승과 새들에게,

제석천과 범천에 법답게 행하고 게을리하지 말 것을 말해 주고, 다시 5계를 주었다.

 

왕은 법과 계를 받들어 머리를 땅에 대어 예배하고는 바라나시로 돌아가서 보시 등

복을 쌓아 사람들과 함께 천상에 갈 몸이 되었다.

사마도 양친과 함께 신통과 등지(等之=삼매)를 닦아서 범천세계로 갔다.

이 법화를 마치고 다시 사성제를 말씀하시니 그 비구는 수다원과를 얻었다. 
그때의 왕은 아난다요, 여신은 연화색, 제석천은 아나율,

아버지는 가섭, 어머니는 발타가비라, 사마는 부처님이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사회적 동물은 사회를 구성하지 않을 수 없고,

사회는 가족을 가장 근본 단위로 할 수밖에 없다.

가족이야말로 협업과 경쟁 속에서 서로에게 위안이 되고

정을 주고 받기에 가장 적합하기 때문이다.

 

가족 관계가 효에 기반할 때 그 가족은 위안과 의지,

그리고 사랑이 넘친다.

효도가 모든 도덕의 근본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더욱이 효도는 세속에 사는 이는 물론이거니와

출가한 이라도 마찬가지임을 사마 본생담이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부처님께서는 ‘부모은중경’에서 부모님의 10가지 은혜를 설하였다.

⓵아기를 배고 지켜주신 은혜(懷眈守護恩)

⓶해산할 때 고통 받으시며 낳아주신 은혜(臨産受苦恩)

⓷자식을 낳고 모든 근심을 잊으신 은혜(生子忘憂恩)

⓸쓴 것은 삼키고 단 것은 먹여주신 은혜(咽苦吐甘恩)

⓹마른 자리 골라 아기 눕히고 젖은 자리에 누우신 은혜(廻乾就濕恩)

⓺젖을 먹여 길러주신 은혜(乳哺養育恩)

⓻더러운 것을 깨끗이 빨아주신 은혜(洗濯不淨恩)

⓼멀리 떠난 자식을 걱정해 주신 은혜(遠行憶念恩)

⓽자식을 위해서는 나쁜 일도 하신 은혜(爲造惡業恩)

⓾끝까지 사랑하고 가엾이 여기시는 은혜(究竟憐愍恩).

 

이러한 부모의 은혜를 어떻게 갚을 수 있겠는가?

가령 어떤 사람이 왼쪽 어깨에 아버지를, 오른쪽 어깨에 어머니를 태우고

살갗이 닳아서 뼈가 드러나고 뼈가 닳아서 골수가 드러나도록

수미산을 백천 번 돌아도 부모의 깊은 은혜를 다 갚지 못한다.

 

가령 어떤 사람이 흉년을 만나 부모를 위해 자신의 몸을 티끌처럼 잘게 다져서

공양하기를 몇천 겁 동안 한다 해도 깊은 부모의 은혜를 다 갚지 못한다.

가령 어떤 사람이 자신의 눈동자를 예리한 칼로 도려내서 부모님을 위해

부처님께 공양하기를 백천 겁 동안을 한다 해도 부모의 깊은 은혜를 다 갚지 못한다. 

가령 어떤 사람이 부모를 위해 자기 몸에 불을 붙여 등을 삼아

부처님께 공양하기를 백천 겁을 한다 하더라도 깊은 부모의 은혜를 다 갚지 못한다.

가령 어떤 사람이 부모를 위해 뜨거운 무쇠 덩어리를 삼켜 온몸이 타고

지져지도록 하기를 백천 겁 동안을 거듭한다 해도 부모의 깊은 은혜는 다 갚지 못한다.

 

부모의 은혜를 다 갚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부처님의 진리를 깨닫는 일이다.

‘일자출가 구족생천(一子出家 九族生天, 한 자식이 출가해서 깨달으면

9대에 걸친 친족이 하늘 세계에 태어난다)한다’는 말이 이것이다.

 

각전 스님 선객 agami0101@naver.com

[1681호 / 2023년 5월 1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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