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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함께하기에

- 삶의 한 모퉁이를 돌면서 -

by 수선화17 2023. 9. 17.

삶의 한 모퉁이를 돌면서

- 詩 박우복 님 -

 

한 구비 돌아서도

그 자리가 그 자리 같은데

가슴을 헤쳐보면

점점 커가는 구멍 하나가

세월의 흐름을 말하고 있었다

 

아직도 삶의 의미를 깨닫지 못하고

오늘까지 걸어 오면서

가진 보따리를 모두 풀어 놓아도

하고픈 이야기도

더 얹을 이야기도 없이

작은 파장들만

온몸을 흔들지만

 

이제는 눈을 뜨지 않아도

하루의 시작을 알 수 있고

짙은 노을이 없어도

하루의 마침을 알 수 있는

나이에 서 있지만

파르르 떨리는 별빛을 보면

가슴 한 구석이 아직도 시린 것을 보면

나도 피울 수 있는 꿈이 남아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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