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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 이야기

- <24> “주어도 준 바 없는 공덕이 헤아릴 수 없는 복덕” -

by 수선화17 2024. 8. 9.

[총무원장 진우스님의 증도가 강설]

- <24> “주어도 준 바 없는 공덕이 헤아릴 수 없는 복덕” -

 

쿨하게 줘라

주상보시생천복(住相布施生天福)

유여앙전사허공(猶如仰箭射虛空)

내가 준다고 하는 상을 내는 보시는

하늘에 태어나는 큰 복이나

이는 마치 허공에 화살을 쏘는 것과 같다

 

강의

“수보리여! 보살은 어떤 대상에도 집착 없이 보시해야 한다.

말하자면 형색에 집착 없이 보시해야 하며

소리, 냄새, 맛, 감촉, 마음의 대상에도 집착 없이 보시해야 한다.

수보리여! 보살은 이와 같이 보시하되 어떤 대상에 대한 관념에도 집착하지 않아야 한다.

왜냐하면 보살이 대상에 대한 관념에 집착 없이 보시한다면

그 복덕(福德)은 헤아릴 수 없기 때문이다.”

 

<금강경> 제4분 묘행무주분(妙行無住分-집착 없는 보시)에 나오는 내용이다.

보시(布施)는 베푼다는 의미로서 내 것을 남에게 주는 행위이다.

문제는 내 것이라는 아상(我相)이다.

본래 내 것이라는 것은 없다.

태어날 때 가지고 나온 것이 아니다.

물론 힘써 노력하여 내 것을 만들었다고 하는 측면에서 맞는 말이기도 하지만,

이런 생각이야말로 집착과 분별심(分別心)에 지나지 않는다.

 

이미 내 것이라고 하는 생각을 하고 준다면 자만심이 생기기 십상이다.

그리고 분명히 상대방이 고마워할 줄 모르거나,

그 은공을 잊어버리면 매우 섭섭한 생각이 들 수도 있다.

벌써 마음에 오류가 생겨서 주는 것 이상으로 안 좋은 감정이 생기게 된다.

내 것이라는 아상(我相)에 집착심이 생기므로,

내 것이 될 때는 즐겁고 기쁜 마음이 드는 대신,

그 인과(因果)로 인하여, 나갈 때는 아깝고 아쉽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 마련이다.

바로 고락(苦樂)의 인과(因果)가 생기므로 괴로움의 과보(果報)를 받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무엇이 되었건, 내 것이라는 분별된 생각을 하지 않으면,

들고 나는 것에 집착을 하지 않게 된다.

들어오면 들어오는 대로, 나가면 나가는 대로, 그저 인연 닿는 대로 그대로 볼 뿐,

마음에 걸림이 없으므로 아까움과 아쉬움도 없다.

들어온 것은 언젠가는 나가게 되어 있다.

아무리 재산이 많아도 종국에는 놓고 갈 수밖에 없다.

본래 내 것이란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물질이 되었건 마음이 되었건,

내 것이라는 아상(我相)을 소유하게 되면 소유한 만큼의 과보(果報)가 생겨서,

내 것이라는 생각이 강하면 강할수록 고통과 괴로움이 생긴다.

그래서 가끔 자신의 목숨을 끊을 정도로 과보(果報)를 받게 된다.

 

내 것을 준다고 생각하는 순간,

동시에 미련과 집착이 생기므로 기분이 좋으면 좋은 대로,

기분이 나쁘면 나쁜 대로 인과(因果)가 생기게 되니,

그에 연하여 고락(苦樂)의 과보(果報)가 생기게 된다.

그러므로 줘도 준 바 없이 주는 것이 무주상보시(無住相布施)라 했으니,

부처님께서는 이 공덕이야말로 헤아릴 수 없는 복덕(福德)이라 하였다.

 

물질이 되었건 마음이 되었건,

나에게 들어오는 것은 잠시 머물렀다가 나갈 때가 되면 으레 나가게 된다.

들고 나는 것은 인연 따라 이루어지는 것이다.

아무리 막고 잡아도 들어올 것은 들어오고, 나갈 것은 나가게 되어 있으니,

집착하지 않는 것이 스스로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최고의 방법이다.

 

가끔, 사기를 당하거나, 도둑을 맞거나, 자연재해가 일어나거나,

화재와 수해가 나거나, 들고 가다가 잃어버리거나, 등등의 손해를 볼 때가 있다.

근본적으로 보면 고락(苦樂)의 인과(因果)에 의한

고통과 괴로움이 일어나는 때가 되어 업(業)이 생기는 현상이다.

 

또 한가지 이유는, 인과(因果) 인연에 의해 나갈 때가 된 것이다.

만약 미리 좋은 마음으로 주어도 준 바 없이 누군가에게

무주상보시(無住相布施)를 했다면, 이러한 현상은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다.

인과(因果)의 내용을 원리적으로 보면 틀림없는 현상이다.

이왕 할거면 법보시가 최고이다.

따라서 어떤 상황에서건 손해를 보았다면,

이는 너무나 당연한 인과(因果)인연의 현상으로 생각하고,

얼른 미련과 집착하는 마음을 빨리 접어야 한다.

세상에 일어나는 모든 것은 우연히 재수 없어서 일어나는 일은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재수가 좋다고 생각하는 복(福)은 진정한 복이 아니다.

그러니 천상 극락에 태어났다고 좋아하는 복은 진정한 복이 아니다.

이는 허공에 화살을 쏘는 것과 같이 허무한 것이다.

복(福)이란, 복을 복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좋은 것을 좋다고 생각하지 않고,

나쁜 것을 나쁘다고 싫어하지 않는 분별심(分別心) 없는 것을 말하는데

이를 참 복(福)이라 하고, 지혜(智慧)라 한다.

그리고 최고의 복과 지혜는 기도와 참선, 보시와 정진이다.

 

총무원장 진우스님

[불교신문 3826호/2024년6월2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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