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다는 건 그리움이야
- 詩 변종윤 님 -
그래,
산다는 건 그리움이야
그리움은 누룩과 같아서,
구들장 같은 가슴속 두어 달 묵히고 삭히면
한지에 먹이 배어나 듯
산속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옹달샘물 보다 말간 술이 되는 것을
사는게 힘들고 괴로울 때,
가끔 그 술에 취해 살풀이 춤을 추듯
넋두리란 넋두리 다 풀어 놓고
그러다 지쳐 잠이들면 꿈을 꾸고,
꿈속에선 거꾸로 된 세상과 만나는 걸
쉬 풀리지 않은 숙취같은,
쓰리다 못해 가슴저린 세상 일도
해장 한 그릇으로 일어서면,
그런대로 괜찮은 生.
산다는 건,
어쩌면 시루속의 콩나물처럼
그리움을 키워나가는 것
내 비록 가진게 없어도,
이 빠진 사발 가득 넘치는 탁배기 같은
그리움이 남아 아직 여기 살아 있네
그래,
산다는 건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쌓여가는 것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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