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탄 스님의 아미타경]
- 12. 연못 종류와 주위 환경 -
극락, 업이 있어도 왕생할 수 있어
하루 종일 부처님 법에 노출
오감으로 해탈 법 배우게 돼
어떠한 악도 존재치 않기에
싫음도 발버둥 칠 일도 없어
“연못 바닥은 순전히 금모래가 깔려 있다.”
‘아미타경’에 설명된 연못은 백은(白銀) 연못입니다.
‘아미타경’은 단 하나의 연못만 말하지만, ‘무량수경’은 10가지 연못을 소개합니다.
백은 모래가 깔린 황금 연못,
황금 모래가 깔린 백은 연못,
유리 모래가 깔린 수정 연못,
수정 모래가 깔린 유리 연못,
호박 모래가 깔린 산호 연못,
산호 모래가 깔린 호박 연못,
마노 모래가 깔린 차거 연못,
차거 모래가 깔린 마노 연못,
자금(紫金) 모래가 깔린 백옥 연못,
백옥 모래가 깔린 자금 연못이 있습니다.
바닥 모래는 순수하게 한 가지로 이루어지기도 하고,
두 가지에서 일곱 가지 보배가 섞이기도 합니다.
이런 연못은 극락에 있는 강당, 정사, 궁전,
누각의 안팎과 좌우에 여기저기에 있습니다.
아마 수시로 멱을 감아서 몸과 마음을 정화하라는 의미인 것 같습니다.
이 연못의 크기는 10유순(由旬)에서 백천 유순까지 다양합니다.
1유순은 소달구지로 하루를 갈 수 있는 거리를 말하니
연못은 모두 매우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연못의 주위에는 전단향나무가 있고,
그 꽃과 잎이 연못 위로 드리워져 있으며, 그 향기가 널리 퍼집니다.
천상의 우발라화, 발담마화, 구물두화, 분타리화가 서로 어우러져
온갖 색으로 찬란하게 빛을 내며 물 위를 가득 덮고 있습니다.
“연못 네 가장자리에 있는 계단으로 된 길은 금, 은, 유리, 파려로 합성했고,
그 위에는 누각이 있는데 역시 금과 은, 유리, 파려, 자거, 적주,
마노로 장엄하게 꾸며져 있다.”
‘무량수경’에 의거하면, 궁전이나 누각과 같은 건조물은
모두 일곱 가지 보배로 장엄되어 있으며 저절로 이루어진 것입니다.
저절로 이루어졌다는 것은
누군가의 물리적 노력으로 지어진 것이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그리고 그 크기는 형색에 맞추어 조화롭게 높거나 낮게,
또는 크거나 작게 되어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은 극락에 사는 대중의 뜻에 따라 바라는 대로 이루어집니다.
그 위에는 보배 그물이 장식됩니다.
법장 비구의 제32원을 바탕으로 설명해 보면,
궁전과 누각, 연못과 냇물, 꽃과 나무 등
국토에 있는 모든 만물은 갖가지 향기와 섞여 있는데,
그 향기가 시방세계에 널리 퍼지면 그 향기를 맡은 보살은
부처님께서 하셨던 수행을 닦게 됩니다.
이제까지 살펴본 극락을 장엄하던 나무와 연못을 모두 보고,
듣고, 향기를 맡는 것으로 중생에게 법을 전함을 알 수 있습니다.
8공덕수를 맛보고, 몸에 닿게 하는 것을 넣으면 촉감과 미각으로 중생을 정화합니다.
다시 말해 오감(五感)으로 쾌감을 느끼는 것뿐 아니라 해탈의 법도 알게 됩니다.
극락이 중생에게 주는 크나큰 공덕이 아닐까 합니다.
극락을 발원하는 목적은 참으로 다양합니다.
차토(此土)의 괴로움이 싫어서 또는
다음 생이 어떻게 될지 두려워서 극락을 발원하기도 할 것입니다.
불확실한 다음 생에 대해 발원하면 왕생한다는 확신을 줘서 안심하게 합니다.
뭐니 뭐니해도 무엇보다 극락이 주는 가장 큰 이익은
중생이 업을 해결하지 못해도 업을 가진 채로 왕생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극락에 왕생하는 순간 어떤 중생이라도 정정취(正定聚),
즉 무상정등정각(無上正等正覺)에서 절대 물러서지 않는 불퇴전지(不退轉地)에 오릅니다.
어떻게 그렇게 되느냐고 의문을 품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조금 양보해서 왕생 순간 정정취가 되지 않는다고 해도 오감(五感)으로
해탈의 법을 배우므로 하루 밤낮 계속 부처님께서 전하시는 법에 노출되는 셈입니다.
그러니 이른 시일 안에 정정취가 될 수밖에 없는 환경입니다.
말하자면 공부하기 싫어서 발버둥을 쳐도
공부 속에 살게 되는 구조여서 배울 수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사악도(四惡道)가 없으니 나쁜 것이라고는 그것을 가리키는 이름조차 없는데,
싫다는 마음도 들지 않으니 발버둥 칠 일도 없는 것이지요.
현대사회의 사람들은 게임이나 영화 등
가상 세계를 경험하는 데 꽤 시간을 쓰고 있습니다.
이제 부처님의 세계인 극락에 마음을 두고 염불을 시작해 보시는 것은 어떨지요?
나무아미타불.
미탄 스님 mitankha@gmail.com
[1757호 / 2024년 12월 1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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