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명 스님과 함께 읽는 보현행원품]
- 7. 찬양분 - 1 -
우리는 칭찬받았기에 인간이 되었다
칭찬엔 밝음과 평화 깃들고
비난에 어둠과 고뇌 불러와
광덕 스님, ‘말’ 강조한 이유
부처님 찬탄 보현보살처럼
외국어를 배우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데,
어린 시절 모국어를 배우는 것은 왜 어렵지 않았을까?
어린아이가 언어를 터득하는 것을 가만히 살펴보면
언어 습득 동력이 바로 칭찬임을 확인하게 된다.
맘마, 엄마라는 말을 비슷하게만 해도 엄마와 아빠는 박수 치며 칭찬하고,
아빠라는 말을 하면 우리 아이야말로 신동이라도 된 것처럼 칭찬한다.
게다가 할미, 할배 등의 말을 하고, 나아가 문장이라도 완성해서 말하기 시작하면
온 집안 식구가 명배우의 공연을 보듯 아이의 한마디 한마디에 주목한다.
그렇게 아이의 언어능력이 칭찬 속에서 비약적으로 발전했음을,
우리가 칭찬을 먹고 진정한 사람이 되었음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내 마땅히 깊고 깊은 수승한 알음알이로 마치 앞에 계신 듯이,
변재천녀의 혀보다 나은 미묘한 혀를 내고,
낱낱 혀마다 한량없는 음성을 내며,
낱낱 음성마다 한량없는 온갖 말을 내어서
모든 부처님의 한량없는 공덕을 찬탄하겠습니다.”
보현보살은 왜 부처님을 예경하는 것에 이어 찬탄하는 것을 두 번째 행원으로 삼았을까?
누구를 만나든 인사하고, 인사한 후에는 “오늘 좋아 보이십니다!” 하고
덕담을 건넨다면 두 사람의 관계가 한결 원만해지듯이,
부처님께도 예경한 후에는 찬탄하는 것이 순서인 것이다.
보현보살은 ‘깊고 깊은 수승한 알음알이로 마치 앞에 계신 듯이’ 찬탄하겠다고 하신다.
깊고 깊은 수승한 알음알이는 곧 부처님의 위대함을 깊이 알고 있음이며,
마치 앞에 계신 듯이 찬탄함은 앞에 계시지 않더라도
앞에 계시는 것으로 여기고 찬탄하겠다는 뜻이다.
변재천녀는 하늘나라에서 노래와 음악을 맡은 여신이니
최상의 목소리를 가진 이의 대명사다.
그런데 보현보살은 변재천녀보다 미묘한 음성을 낸다는 마음으로
자신이 가진 최상의 목소리로 최고의 방편을 내어 부처님의 공덕을 찬탄하겠다고 다짐한다.
“허공계와 중생의 번뇌가 다하면 나의 찬탄도 다하겠지만,
허공계와 중생의 번뇌는 다함이 없으므로 나의 찬탄도 결코 다함이 없느니라.”
우리도 보현보살의 마음으로 부처님을 찬탄해야 한다.
나는 부처님을 찬탄하는 것은 갓난아기 시절 칭찬받고
인간이 된 것에 대한 최소한의 보답이 아닐까 생각한다.
누구에게든 비난보다는 칭찬을 주로 하는 것은
나의 근원 생명이 칭찬으로부터 비롯되었음을 되새기는 일이다.
생각해 보자!
갓난아기 시절 나를 비난하는 말을 들은 일이 있을까?
그 시절 아이에게 들려오는 말은 모두 칭찬이었다.
다시 말해 인간이 인간으로서 성장하기 시작한 원동력은 ‘칭찬’이었다.
그런데도 나이가 들면서 칭찬보다는 비난에 더 끌리고
스스로도 비난하는 말을 서슴지 않게 되었다.
광덕 큰스님은 “말은 위대한 창조의 힘을 지니고 있다”고 말씀하셨다.
칭찬하는 말뿐만 아니라 비난하는 말도 위력을 발휘한다.
칭찬하는 말은 밝음과 평화와 기쁨이 깃들게 하지만,
비난하는 말은 어둠과 다툼과 고뇌를 불러일으킨다.
어린이법회의 어린 법우가 엄마를 칭찬하는 말을 쓴 것을 보았다.
“엄마는 훌륭한 사람입니다. 엄마는 친절한 사람입니다.
엄마는 미소가 아름다운 사람입니다.
엄마는 웃음이 많은 사람입니다.
엄마는 마음에 여유가 많은 사람입니다.
엄마는 아름다운 사람입니다.
엄마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그런 엄마를 주심에 감사합니다.”
옹알이부터 시작하여 말을 배우던 갓난아기 시절을 상상력으로라도 상기해 보자.
우리는 칭찬을 받고 사람다운 사람이 되었다.
동명 스님 dongmyong@hanmail.net
[1771호 / 2025년 4월 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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