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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 이야기

- # 제10화 좋지 않은 일을 미연에 방지하는 요령 -

by 수선화17 2024. 5. 21.

[총무원장 진우스님의 증도가 강설]

- # 제10화 좋지 않은 일을 미연에 방지하는 요령 -

 

비래진경미증마(比來塵鏡未曾磨)

금일분명수부석(今日分明須剖析)

예전엔 먼지 낀 거울 미처 갈지 못했더니

오늘에야 분명히 닦아 내었다네.

 

오늘의 구절은 증도(證道) 즉, 도(마음)를 깨친 내용의 말씀이다.

거울은 마음의 본래 성품 즉, 본성(本性)을 뜻하고,

거울에 낀 먼지는 분별심(分別心)을 말한다.

분별심(分別心)을 제거하면 그대로 맑디 맑은 거울 즉, 본성을 찾게 되는데,

있는 그대로 분별하지 않고 왜곡없이 비춰진다는 말이다.

 

오늘 드디어 분별(分別)의 업(業)을 닦아 냈다는 것은 바로 단박 마음을 깨쳤다는 뜻으로서,

분별심(分別心)으로 인한 고통과 괴로움이 끊어졌다는 뜻이다.

분별한다는 것은 상대적인 생각과 감정을 가진다.

좋은 것은 나쁜 것이 있기 때문에 좋은 것이고,

나쁜 것은 좋은 것이 있기 때문에 나쁜 것이니,

이 둘의 관계는 떨어질래야 떨어질 수 없는 손등과 손바닥, 동전의 양면과 같은 것이다.

 

따라서, 산다는 것은 기분이 좋은 것 즉, 즐겁고, 기쁘고, 행복하고,

마음에 들고, 만족하고, 아름답고, 맛있고, 부드럽고, 사랑하고, 웃고,

넉넉하고, 배부르고, 성공하고, 성취하고, 승리하고, 등등… 을 얻고 느끼기 위함이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괴롭고, 슬프고, 불행하고, 마음에 들지 않고, 불만족하고,

추하고, 맛없고, 거칠고, 미워하고, 울고, 부족하고, 배고프고, 실패하고,

불성취하고, 등등의 과보(果報)가 똑 같이 생겨나게 된다.

 

이러한 생각과 감정은 남녀노소, 동서고금(東西古今),

빈부귀천(貧富貴賤)을 막론하고 어느 누구든 겪을 수밖에 없는 업(業)의 모습이다.

 

굳이 차이가 있다면, 이러한 분별(分別)의 업(業)을 작게 느끼는

즉, 탐진치(貪嗔痴-탐욕, 성냄, 망상) 삼독심(三毒心)이 적은 사람은,

얻는 것도 작고 분별심(分別心)도 작아서 잃는 것 역시 작다.

 

반대로 삼독심(三毒心)이 큰 사람은 바라는 것도 크고,

얻는 것도 크며, 분별심(分別心)이 커서, 잃는 것도 크게 잃게 된다.

삼독심(三毒心) 즉, 욕심은 작은데도 불구하고

지독히도 일이 잘 풀리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또, 무슨 일을 해도 뜻대로 되는 일이 없고, 사건과 사고가 많으며,

하물며 무단히 다치기도 하고, 우연히 도둑이나 사기를 당하기도 한다.

 

드디어는 몸을 다치거나 목숨을 잃는 경우까지 생겨서,

그야말로 재수에 옴이 붙는 일이 잦은 사람들이다.

우선 분명한 것은, 이 세상 사바세계에는 원인 없는 결과는 없다는 것이니,

좋고 나쁜 업(業)의 양(量)은 똑 같이 나타나기 때문에,

반드시 원인과 이유가 있으며, 그에 의한 과보(果報)가 나타난 것이다.

 

아마도 이 생에 태어나기 전부터 소위 전생사(前生事)에서

탐진치(貪嗔痴-탐욕, 성냄, 망상) 삼독심(三毒心)에 의한 과보(果報)가

이 생에서 나타나는 경우라 할 것이다. 즉, 시차가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인과(因果)의 과보(果報)를 단박에 그치게 하는 것이 바로 선(禪)인데,

선(禪) 가운데에서도 조사선(祖師禪)인 간화선(看話禪)으로서 몰록 깨침이다.

즉, 분별심(分別心)을 방하착(放下着)하면 그대로 깨치게 된다.

 

지금, 즉시, 바로, 좋다 나쁘다, 라고 하는 분별심(分別心)을 내지 않고

그대로 보고, 그대로 듣고,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이러한 분별의 마음을 없애기란 참으로 어렵고 불가능한 것이나,

이 도리 이외에는 방법이 없다.

 

모든 것을 부처님 법에 의지하여, 인과(因果)를 철저히 믿고 또 믿어

한치도 의심 없는 신심(信心)으로, 좋은 것이라는 마음도 놓고,

나쁜 것이라는 마음도 놓고, 탐진치(貪嗔痴-탐욕, 성냄, 망상)

삼독심(三毒心)도 그대로 놓고 또 놓아 놓을 것조차 없어야 한다.

 

아직도 의심을 하거나, 바라는 것이 있거나, 화가 나거나,

이러면 좋을까 저러면 좋을까 분별하거나,

마음에 걸리는 것이 하나라도 남아 있다면,

신심(信心)이 부족하거나, 기도와 참선,

보시와 정진이 전혀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는 증거이다.

 

오늘 드디어 마음의 먼지를 분명히 닦아내어

분별심이 사라진 환희로운 깨침의 날이되기를…. 

 

총무원장 진우스님

[불교신문 3807호/2024년2월1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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