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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함께하기에

 -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

by 수선화17 2024. 5. 24.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 詩 강세화 님 -

 

나의 창 커튼 위로
어두운 그림자 질 때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낯을 씻는 노릇이다.
방마다 환한 얼굴을
바람처럼 채워넣는.

작은 가슴 켜켜마다
욕망으로 미어질 때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덜어내는 생각이다.
때없는 낯선 허벅지
돌아서면 그냥 잊듯.

흔들리는 나의 셈법
붉은 줄을 그어 놓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돌아보는 마음가짐.
천천히 아주 천천히
옮겨 앉아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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