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사랑 노래
"이웃의 한 젊은이를 위하여"
- 詩 신경림님 -
가난하다고 해서 외로움을 모르겠는가
너와 헤어져 돌아오는
눈 쌓인 골목길에 새파랗게 달빛이 쏟아지는데.
가난하다고 해서 두려움이 없겠는가
두 점을 치는 소리
방범대원의 호각소리 메밀묵 사려 소리에
눈을 뜨면 멀리 육중한 기계 굴러가는 소리.
가난하다고 해서 그리움을 버렸겠는가
어머님 보고 싶소 수없이 뇌어 보지만
집 뒤 감나무에 까치밥으로 하나 남았을
새빨간 감 바람소리도 그려보지만.
가난하다고 해서 사랑을 모르겠는가
내 볼에 와 닿던 네 입술의 뜨거움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속삭이던 네 숨결
돌아서는 내 등 뒤에 터지던 네 울음.
가난하다고 해서 왜 모르겠는가
가난하기 때문에 이것들을
이 모든 것들을 버려야 한다는 것을.
'詩 함께하기에'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사랑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 (35) | 2024.05.26 |
---|---|
-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 (35) | 2024.05.24 |
- 늦깍이 사랑때문에 - (40) | 2024.05.20 |
- 못다한 사랑은 - (40) | 2024.05.18 |
- 하고 싶은 말이 있었지만 - (54) | 2024.05.16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