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열의 해심밀경의 마음학]
- 19. 원성실상 -
완전하고 참된 부처님 마음
생멸 여읜 마음으로 밝고 청정
부처님 지혜·자비·바라밀 원천
중생이 부처되는 것도 이 때문
집착하는 변계소집상과 반대
이번에는 마음의 세 가지 모습,
즉 유식의 삼상들 가운데 세 번째인 원성실상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자.
부처님 말씀이다.
“어떤 것이 제법의 원성실성인가? 모든 법의 평등한 진여(眞如)를 말한다.”
앞서 언급한 대로 중생의 마음은 분별하고 집착하는 모습으로서의
변계소집상과 다른 것에 의지해서 일어나는 모습으로서의 의타기상을 지닌다.
그런데 부처님은 중생들의 마음이 이들과는 또 다른 모습으로서의 원성실상을 지닌다고 설한다.
원성실상은 완전하고 참된 부처님 마음이다.
이는 분별과 집착으로 이루어진 변계소집상과는 정반대의 모습을 지닌다.
부처님께서는 원성실상을 모든 법이 평등한 진여라고 정의하셨다.
모든 법은 마음에 의해 펼쳐진 세상의 온갖 존재들이다.
불교에서는 세상만사를 법이라는 용어로 표현한다.
일반적으로 법은 마음과는 상대되는 용어로 나타나지만,
궁극적으로 마음과 법이 다르지 않으므로 마음이 곧 법이 되고 법이 곧 마음이 된다.
그런데 이와 같은 법들은 중생의 마음에 따라 달리 나타난다.
바로 중생들의 변계소집상 때문이다.
변계소집상의 특징은 마음이 곧 법임을 모르고 마음과 법이 별개라고 착각하는 데 있다.
예를 들어, 앞에 연꽃을 본다고 했을 때 눈앞의 연꽃이 곧 마음이고,
마음이 곧 연꽃인데 변계소집상은 이를 망각하고
연꽃과 연꽃을 보는 마음이 따로 있다고 착각한다.
이는 마음을 주관으로 법들을 객관으로 분리시켜 인식하는 것이다.
중생 심리의 근본 분열은 이같이 마음과 법을 이원화시키는 데 있다.
변계소집상의 이와 같은 착각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변계소집상은 이렇게 마음과 법을 분리한 후
세상에 펼쳐진 법들에 대하여 갖가지 명칭과 개념을 만들어 낸다.
나아가, 스스로 만든 법들이 마음을 떠나 실재한다는 전도된 망상을 일으킨다.
변계소집은 본래부터 평등한 법들을 차별의 법들로 전락시키고,
고통이 없는 세상을 고통의 세계로 만들어 버리는 원흉이다.
이에 반해 원성실상은 모든 법을 평등하게 인식하는 참되고 한결같은 마음이다.
본문의 진여(眞如)에서 ‘진’은 허망을 떠났다는 의미이고 ‘여’는 변하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원성실상의 마음은 진여의 속성을 띠고 있어 ‘진여심’이라고도 부른다.
이 원성실상은 중생들에게 갖추어져 있는 생멸을 여읜 마음으로 밝고 청정하다.
부처님의 지혜와 선정과 자비와 온갖 바라밀과 설법이 이로부터 생겨난다.
이와 함께 원성실상은 수많은 다른 명칭으로도 불린다.
부처의 성품이라 하여 ‘불성(佛性)’,
크나큰 지혜라 하여 ‘마하반야(摩訶般若)’,
묘하게 깨달아 있는 마음이라 하여 ‘묘각(妙覺)’,
본래부터 깨달아 있는 마음이라 하여 ‘본각(本覺)’,
원만한 깨달음이라 하여 ‘원각(圓覺)’,
가장 높은 깨달음이라 하여 ‘수능엄(首楞嚴)’,
중생 속의 부처라 하여 ‘여래장(如來藏)’,
모든 법의 근본 성품이라 하여 ‘법계성(法界性)’ 등이다.
“이러한 진여를 바탕으로 모든 보살이 용맹정진하여
이치에 맞는 뜻을 일으키고 바르게 사유함에 전도됨이 없으니,
능히 통달위(通達位)에 올라 마침내 최상의 올바르고 두루한 깨달음을 성취하느니라.”
마음의 진여인 ‘원성실상’은 중생 성불의 의지처이다.
중생이 용맹정진하면 부처가 될 수 있는 것은
그 마음에 진여의 속성인 원성실성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만약 중생의 마음이 변계소집인 번뇌로만 이루어져 있다면
중생은 아무리 애를 써서 수행하더라도 불도를 이룰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원성실상은 성불의 인(因)이자 과(果)이다.
‘대승기신론’에서는 원성실상은 무량한 부처의 공덕을 갖추고 있어
중생들에게 늘 가피를 내린다고 설명한다.
불자들이 흔히 듣는 부처님의 ‘명훈가피(冥熏加被)’가 그것이다.
명훈가피는 마음을 떠나 밖에서 오는 가피가 아닌 마음의 원성실상에서 비롯된 가피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중생이 보리심을 일으키고 가르침을 듣고 바라밀을 수행하는 것은
모두 중생의 변계소집상의 마음이 하는 일이 아닌 원성실상에서 비롯된 일이라 할 수 있다.
이제열 불교경전연구원장 yoomalee@hanmail.net
[1747호 / 2024년 10월 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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