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중 스님의 초기불교명상)
- 25. 승가 공덕에 마음챙기는 승수념명상 -
세존 제자 승가, 공양받아 마땅
승가 공덕을 숙고하는 사마타
승수념 대상, 범부 승가 아니라
도·열반 성취한 성인 승가 한정
몸·마음 희열 느끼고 삼매 얻어
승수념(僧隨念, Sanghānussati)이란 승가의 공덕(Sangha-guna)을
지속적으로 마음챙기며 숙고하는 사마타명상법이다.
승가(僧伽, sangha)는 출가한 스님들의 공동체를 말한다.
성인 승가(聖人 僧伽)와 범부 승가(凡夫 僧伽)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다.
성인 승가(Ariya-sangha)는 위빠사나 지혜로 출세간의 수다원도(道)와 과(果)에서
아라한도와 아라한과까지를 얻은 네 쌍 여덟 단계의 성자들의 모임이다.
범부 승가(Puttujjana-sangha)란 아직 성인의 단계에 들어가지 못한 일반 스님들의 모임이다.
그럼 먼저 초기경전에서 설명하는 승수념의 정형구를 인용하고 내용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앙굿따라 니까야의 ‘계속해서 생각함 경(A6:25)’과
‘깟짜나 경(A6:26)’ ‘마하나마경(A11:12)’은 승수념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그대는 다음과 같이 승가를 계속해서 생각(마음챙김)해야 한다.
‘세존의 제자들의 승가는 도를 잘 닦고, 세존의 제자들의 승가는 바르게 도를 닦고,
세존의 제자들의 승가는 참되게 도를 닦고, 세존의 제자들의 승가는 합당하게 도를 닦으니,
곧 네 쌍의 인간들이요 여덟 단계에 있는 사람들이시다.
이러한 세존의 제자들의 승가는 공양받아 마땅하고 선사받아 마땅하며
보시받아 마땅하고 합장 받아 마땅하며 세상에 위없는 복밭이시다’라고.”
이것이 승수념의 간략한 정형구이다.
이 정형구를 세 가지로 축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세존의 제자들의 승가는 잘 도를 닦는다는 것.
둘째, 세존의 제자들의 승가는 네 쌍 여덟 단계의 성인 승가라는 것.
셋째, 성인 승가는 공양과 보시를 받을 만한 최상의 복밭이라는 것.
붓다는 어떤 이유로 당신의 직계 제자들에게 그렇게 높은 찬사와 칭찬을 하셨을까.
‘청정도론’의 상세한 주석 내용을 참고하면서 세부적인 내용을 간략히 정리해보도록 하겠다.
첫째, 세존의 제자들의 승가는 “잘 도를 닦고, 바르게 도를 닦고,
참되고 합당하게 도를 닦는다”고 했다.
여기서 바르게 도를 닦는다고 한 것은 ‘중도(中道)로 양극단을 피하여 도를 닦고,
신구의(身口意)의 구부러짐과 왜곡됨과 뒤틀림의 결점을 버리고
도를 닦기 때문’이라고 ‘청정도론’은 설명한다.
그리고 ‘성인 제자들이 증득한 출세간의 열반은 참되기 때문에 참되게 도를 닦는다고 했고,
존경받기에 적합한 자들이 되도록 도를 닦기 때문에 합당하게 도를 닦는다’고 설명을 했다.
둘째, 세존의 제자들의 승가는
네 쌍 여덟 단계(四雙 八輩)의 성인 승가(ariya- sangha)라는 것이다.
그러니까 일반 범부 승가는 성인 승가가 가진 덕을 가지지 않았기에
승수념명상에서 대상이 되지 않는다.
다시 정리하자면 수행자가 지속적으로 마음챙기고 집중할 승가의 덕은 출세간의 도(道)와 과(果),
열반을 성취하신 성스러운 성인 승가에 한정된다는 점을 초기경전과 주석서는 분명하게 명시했다.
셋째, 여덟 단계의 성인 승가는 이미 거친 오염원들을
차제적으로 제거한 수다원에서 아라한까지의 성인들이다.
그런 출세간의 경지를 성취한 공덕이 있기에 ‘공양과 선사품,
보시와 합장을 받아 마땅하며, 세상에서 최상의 복밭’이라는 것이다.
즉 성인 승가는 보시자와 시주물로 하여금 큰 결실을 얻게 하기 때문이다.
즉 바위밭에 씨앗을 심으면 풍성한 수확을 기대하기 어렵지만,
비옥한 땅에 씨앗을 뿌리면 풍성한 수확을 얻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그래서 주기에도 마땅하고 받기에도 마땅한 대상이기에,
세상 사람들이 양손을 머리에 얹어 합장할 만하고,
세상에서 위 없는 복(福)의 밭(田)이 된다고 한다.
이렇게 승수념명상을 할 때, 수행자는 몸과 마음에 희열과 행복감을 느끼며,
마음이 맑고 고요해지며 근접 삼매를 얻는다.
승수념 수행법은 불수념이나 법수념 수행법과 비슷하다.
즉 정형구의 세부 내용을 명확하게 숙지한 다음,
정형구 전체를 마음챙기며 염송하거나 암송하면 된다.
또는 자신이 좋아하는 한 가지 덕만을 계속 마음챙기며 집중해도 좋다.
일중 스님 동국대 강사 satiupekkha@hanmail.net
[1665호 / 2023년 1월 1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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